혼란스러웠던 후삼국과 안정되지 않았던 고려 초기가 후다닥 지나간다. 긴 시대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만화의 특성상 모두 인물의 성격을 부여하였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인물들의 등장 시간은 정말 짧다.
신라의 하대 왕들과 호족 들이 등장하는데, 짧게 하대의 이야기를 해 주고 있다. 그리고 호족의 등장으로 인물로는 견훤이다. 이후 여러 군벌은 등장 중에 궁예가 등장하여 왕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가장 초기에 나타나는 구조가 후고구려, 후백제, 신라의 후 삼국의 성립이다.
이후 궁예에서 왕건으로 인물만 바뀔 뿐, 실제 삼국의 통일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이다. 후백제와 후고구려의 긴 싸움인데, 이 책에서는 신라에 대한 관점 즉 전략을 키워드로 보는 것 같다. 후고구려의 입장에서는 신라는 종속적인 요소여서 우호적으로 대하여 후백제에 집중하는 반면에, 후백제의 입장에서는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무력 지배에 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빠른 시간내에 승부가 나지 않고, 전략적으로 길게 본 고려의 승리였다.
왕건이 궁예에 대한 반란이 소개되는데, 이 책에서는 왕건의 주도적인 반란으로 그려진다. 대체적으로 동의한다.
궁예가 안대 없이 나오는데, 기존의 드라마에서 형상화되었던 이미지와 달라서 좋았다. 이 이미지가 더 맞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려는 호족들에 의해 만들어진 호족 연합체의 성격의 나라였다. 이것이 태조,혜종,정종,광종,경종,성종으로 이어지는 내용을 그려진다. 이중 언급할 말한 성과는 광종이 쌍기를 기용하여 과거제도를 처음 도입한 것, 경종의 전시과 등이다. 이 책에 말미에 나오는 고려 성종의 업적이 많다. 고려 초기의 토대를 완성하는 느낌이다. 크게는 불교를 줄이고 유교를 도입하는 것이다. 호족 중심에서 중앙 정부로 가는 형태이고 이 상태에서 과거도 다시 도입되고 양계 5도의 지방 행정이 갖추어진다. 중앙 조직이 기본적인 3성 6부제 도입으로 완성된다.
혜종의 죽음과 정종의 즉위 왕규와 박술희에 대한 작가의 의견은 정종이 쿠테타를 일으켜 박술희와 왕규를 죽이고, 왕규에게 거꾸로 난을 일으켰다고 덮어 씌웠다는 것이다.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 중에 장수 한 명을 뽑으라면 단연코 유금필이다. 그의 자세한 인물과 배경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지만, 통일 전쟁의 대부분에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장군이다. 이 책에서도 그가 전투의 신이었다는 것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이 시대의 역사서의 내용이 매우 부족함을 아쉬워한다. 특히 광종을 이야기할 때, 광종이 공포정치를 한 것은 맞는데, 실제 거의 부합한 내용은 아주 부족한 것으로 나온다. 적당하게 부풀릴만한 하지만 과감하게 지나친다.
고려 역사가 매우 긴데 5권이라면 계속 이렇게 짧게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되기도 한다. 한편 중요한 내용은 거의 다 있고, 전체적으로 고려사를 짧고 굵게 이해하는 책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딱 1권이 중요한 인물, 중요한 사건 모두 다 압축적으로 집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