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집이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를 볼 수 있다. 보편 타당한 주제이고, 매우 동의한다. 중산층의 행복한 가정이지만, 매우 취약한 구조위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으로 못 본 척 눈을 감으면 당장 이 순간의 위기는 넘어가지만 갈등은 계속 증대될 수 있다. 흥미로운 스릴러로 봐도 되고, 여성주의 소설로 봐도 된다. 그리고 열린 결말까지 각자 생각하는 결론은 다른 내용으로 보인다.
드라마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었다. 개인적인 평가는 드라마가 좀더 나은 전개 방향으로 각색했다는 생각이다. 소설의 구도가 조금 엉성한 부분은 있지만 훨씬 열려 있는 부분이 있으니, 소설도 읽을 만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기본적인 갈등의 주제는 가족에서의 남편과 아내와의 권력 구조이다. 이 책에서는 2 가정이 나오는데 권위주의 가득 찬 가장이 문제이다. 이 가장들이 아내 위에서 군림하는 구조이며, 인간으로서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부품으로서 대우하는 것이다. 특히 중산층 가정에서의 아내의 역할은 가구 혹은 트로피인 것이다. 네가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시키는 데로 해.
소설은 예상대로 여성들의 연대로 이루어진다. 처음 예상과 비슷하게 남편들은 모두 죽고, 아내들은 살아 남는다. 내가 소설을 써도 결말을 이렇게 낼 것임에 뻔하다. 남편들이 각성 혹은 반성하고 좋은 가정을 만들었다 이러 것은 더 웃기지 않는다. 가장 바람직해 보이는 뻔한 결론은 아내가 집을 나가서 독립하는 것이다. 이러면 소설의 재미가 떨어질 것이다.
결말 후에 모습을 한번 생각해 본다. 그녀들이 나쁘지 않는 상황에서 연애 결혼을 통해 결혼을 하고 가정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혼자 남게 되었다. 남편이 벌어 놓은 돈, 혹은 남편의 보험금으로 몇 년 혹은 몇 십년 경제적 걱정없이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다시 그녀들이 남편없이 안정적인 부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확신이 없다. 불안정적인 결말이다.
흥미롭고, 사회적인 의미가 있는 소설이다. 재미있으면 반 이상 만족이니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