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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도서] 원청

위화 저/문현선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이야기가 재미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뒤의 내용이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한번의 큰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책 중간에 이야기가 끝난다. 마무리가 마치 무협지에 나오는 협객이 마지막 복수를 완수하는 그런 느낌이다. 당연하지만 이 책은 무협지 및 협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기본적으로는 애정에 대한 이야기이고, 여러 다양한 형태로 나온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인 린샹푸(林祥福)와 어머니인 샤오메이(小美)의 사랑 이야기로 생각되기도 했고, 다음 세대인 린바이자(林百家)와 천야오우(陳耀武) 사이의 사랑 이야기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청말 신해혁명 시기의 중국의 혼란한 모습과 그 속에서 매우 고통을 받는 민중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위의 주제에 어느 하나 만족스러운 내용은 없다. 모든 내용들이 소개되고 있기는 하나 뭔가 완성이 안 된 상태에서 끝난 느낌이다. 그래도 하나의 주제가 무엇인지 이야기하려면 린샹푸의 끈질긴 사랑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름의 처음 부분에 한자를 병기해서 적어주고 있다. 그냥 재미있어서 언급해본다. 특히 이름 중에 백가구에게 젖을 동냥해서 키웠다는 린바이자의 이름이 바로 백가라는 내용이 적혀 있어,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보통 형제의 이름을 숫자 2,3,4,5 하기도 하고 연,월(月),일(日),진(辰) 으로 하기도 하고 문,무로 하기도 한다. 우리도 순서를 가지는 이름이 있기도 하고, 순서가 없는 이름이 있기도 한다. 훈민정음 같은 것이 대표적인 한국식 이름 짓기 일 것이다. 

 

원청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도시이고, 실제로는 시진(溪鎭)의 작은 도시가 있고, 근처 큰 도시 선뎬(沈店)이 있고, 대도시는 실제 이름이 같은 상하이가 있다. 시진의 경우에는 이 책에서는 공권력이 존재하지 않고, 자치 세력인 상인회가 주도하고 있으며, 회장인 구이민의 리더십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완무당 같은 곳은 물이 흐르고 갈대가 있어 농사를 하기에 좋고, 수로가 매우 발달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강을 따라 만나게 되는 아름다운 도시일 것이다. 

 

이 아름다운 도시에 몇번의 위기가 오는데, 먼저는 자연 재해이다. 여름으로 추정되는 폭풍우와 겨울에 오는 한파일 것이다. 여기에서 여러 사람들이 희생된다. 

다음으로 오는 것은 정치적인 재해이다. 도적이 날 뛰고 많은 사람들이 도적들에 의해 희생된다. 중국어로는 토비라고 호칭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토비의 만행이 읽기 힘들 정도로 잔혹하다. 정도가 좀 약하기는 하지만 정규군이라고 해서 약탈이 없는 것은 아니고, 이 당시의 시대가 부패에 물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 책에 나오는 일반인들은 정상적이다. 주인공인 린샹푸와 그의 친구이자 동료인 천융량 그리고 도시의 리더인 구인이 매너와 의리를 지키는 인물들이다. 그 외 집사 집안으로 표현되는 인물들도 모두 도리와 의리를 지킨다.  

 

가장 즐거웠던 부분은 소설에서 아창과 샤오메이가 상하이로 여행을 하는 과정이었다. 젊은 남녀가 새로운 곳에서 여러가지 신문물을 즐기는 멋있는 풍경이었다. 그 과정이 꿈 같은 것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는 짧은 시간에 불가하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중국 소설을 통해 중국의 역사의 일부분과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일상과 풍습을 배운다. 신해혁명시기의 중국 강남 지역에 대해서 그 내용을 일부 알 수 있었다. 한마디로 참혹한 시절이었고, 그래도 그들을 보호하려는 자치 조직이 있었고, 대응을 해 가는 부분을 볼 수 있다. 비극적인 역사이지만, 한편으로 지나온 역사이기도 하다. 긴 시간과 많은 인물에 대한 내용이 있었고, 여러 인물을 통해서 작가가 하고자 아는 이야기를 전달한 것 같다.  걸작은 아닐 수 있지만 충분하게 재미있는 위화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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