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 일이다. 정확하게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친한 대학 친구가 찾아왔다. 사실 자주 보는 사이였으므로 별 의심도 없었다. 그가 나를 붙잡아 놓고 설명하는 것은 네트워크 마케팅이었다. 실로 누구나 다 부자가 될 수 있는 놀라운 비밀처럼 설명하였다. 설명을 열심히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정말 수익을 내지 못하리라는 것은 명확했다. 인구가(회원이) 기하 급수적으로 늘지 않는 이상 결국 정체가 될 수 밖에 없다. 돈의 욕심으로 현혹하지도 말고 당하지도 말자 생각해보았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이 책은 유혹의 책이다. 하지만 이루기에는 너무 불가능한 내용이다. 아마 책을 판 이 책의 저자와 관련 인물들만 돈을 벌었을 것이다. 지금 본 책도 203쇄/2010년 출판이다. 대단히 많이 팔린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특별한 비밀을 알았다는 사람은 착각이다.
이 책이 100% 엉터리인 책은 아니다. 어느 부분은 인정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그래서 더 나쁜 책인 것이다. 플라시보 효과처럼 긍정적인 마음의 자세가 병을 낫게 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과신이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끊임없이 미래에 대한 스케치와 비전닝이 결국 계획과 실천으로 이루어져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양자역학은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정말 사이비과학의 전형으로 보인다. 과학 아닌 것을 과학으로 포장하는 것이 설득력을 더 해 준다는 생각일 것이다. 전형적인 사기인 셈이다.
이 책의 또 다른 단점은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나 한다.) 우민화 및 순치에 있어 보인다. 로또를 샀다. 다행히 로또가 되면 이 책의 하나의 사례로 소개되는 행운이 있겠지만, 로또가 안되면 여기에서는 확률의 문제가 아니라, 이 책대로 실천하지 않는 나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즉 믿음이 부족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문제에 맞서 싸움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그리고 신문 등의 현실에서는 일어나고 있는 실제 문제이지만 긍정적인 것만 생각해서 애써 무시하게 만든다. 독재자들과 부자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다.
어디서나 소수의 예는 존재한다. 로또를 사서 그 주에 당첨이 되는 사람은 꼭 있다. 이런 사람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았다고 당첨되는 것이 아니라, 확률로 당첨된 것이다. 암 같은 불치병에 걸렸다가도 살아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을 전체 사례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의사 말을 안 듣고, 난 병에 걸리지 않고 살아있다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병을 끓어당김 만으로는 병을 완치할 수는 없다.
목표 설정도 중요하지만, 현재에서 목표까지 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믿고 있다고 저절로 오지는 않는다. 왕도는 없다. 한걸음씩 걸어가야 가는 것이다. 단 즐겁게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