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불교의 부처, 이 책에서는 붓다라고 불교를 시작한 위대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붓다가 행하고자 했던 내용과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진 불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초기 부처의 사상이 훼손되어 온 지금의 시점에서 볼 때, 초기 부처의 사상을 다시 알아보고 그것을 역사적으로 보자는 것이다. 붓다가 원하는 것과는 다른 형태의 종교가 되어 버린 불교, 그것을 보면서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는 슬픈 붓다인 것이다.
불교는 중동지역에서 생긴 기독교와 이슬람교와는 다른 형태의 종교이다. 불교는 선악을 다루는 종교가 아니다. 그래서 불교에 있어 옳고 그름도 없고, 유신이니 하는 형태도 없는 것이다. 이 종교는 각 지역별 토착 종교와도 별 문제없이(이차돈의 순교?) 잘 결합되고 있다.
붓다의 신격화는 그의 사후 400년 이후에 붓다짜리따 경전에 신으로 윤색되어 그려졌다고 한다. 그리고 초기 경전에도 붓다의 기록은 거의 없다고 한다. 붓다 생애 45년 중 출가 후 5년만이 그려진다고 한다.
당시 인도에는 힌두교가 성행하고 있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카스트 제도의 기반으로 사회가 안정되고 있었다. 당시 힌두교는 제사 의식이 강한 의례 만능 주의였다. 그리고 제사가 행해질 때 아주 많은 소들이 희생의 제물로서 바쳐졌다고 한다. 이것이 농경사회에서 소를 중시하는 사회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줄 정도였던 것이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철기가 도입되고 농경 산업이 발전되고 교역이 늘어나는 시기였다. 그에 반하여 잉여가 발생하여 국가 체제가 군주제와 공화제가 섞여 있는 사회였으며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영역국가가 서로 전쟁을 일으키는 시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힌두교의 의례 만능 주의에 대해서 반대하는 세력이 등장하게 된다. 하나는 우삐니샤드 운동으로 힌두교 체제 내에서 활동하는 세력이고, 다른 하나는 붓다처럼 힌두교를 벗어나서 활동하는 세력이다.
붓다의 가장 기본은 열반이다. 즉 윤회의 사슬을 끊고 열반의 경지에 드는 것이다. 윤회는 모두 인에 의한 것으로 사회 활동에서 발생한다. 즉 사회 생활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붓다가 시작한 것이 세상밖으로 나가는 일인 것이다. 그리고 공동체인 상가를 설립하고 불법을 설파한다. 인도 특성상 4개의 우기가 있는데 이 기간을 이용하여(우한거) 공동체에서 법을 설파하고, 나머지 8개월 동안은 다른 활동을 하는 형태이다.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붓다의 철학이다.
붓다의 행적에서 몇 가지 내용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는 경제 행위이다. 붓다는 제자들에게 일체의 생산행위를 하지 말라고 했다. 보시를 통해 먹을 것, 입을 것, 잠잘 곳, 약품 등을 조달하는 행위이다. 둘째는 평등에 대한 내용이다. 붓다가 카스트 제도에 대해서 반대했다는 내용은 없고, 다만 최상급 계급인 브라만 계급에 대해서는 비난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핏줄로 카스트 제도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직능에 따라 형성되는 것으로 이해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플라톤의 철인 정치와 붓다의 카스트제도가 비슷한 면도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세 번째는 정치와의 관계이다. 붓다는 왕정에 대해서 옹호했다는 것이다. 공자가 말하는 왕도 정치와 비슷한 면도 있어 보이고, 홉스의 리바이어던 정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무정부 상태는 오히려 민중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으니 피해야 한다고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붓다는 힌두교의 의례를 반대하고, 윤회를 끊고 열반에 이르라고 설파한다.
하지만 붓다의 제자들은 붓다가 죽자마자 바로 붓다의 무덤에 스투파를 만들었다. 의례에 대해서 반대하고 상징을 만들지 말라고 했지만, 불교처럼 번져 나간다. 열반 중심의 무미건조한 관념 세계는 퇴출되고 다시 힌두교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힌두교 브라만 계급이 권력을 가지고 부를 축적하는 것을 비난했지만, 붓다의 제자들은 불교를 이용하여 권력을 가지고 부를 축적한다. 그래서 붓다는 전혀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이적을 행하는 권위있는 신이 되고 만다.
결론으로 붓다는 온건 합리적인 진보주의자이다. 기존 질서인 힌두교의 허례인 의례 중심을 반대하고 사회 밖의 공동체를 만들어 내지만, 권력과의 적당한 거리, 보호해야 할 민중과의 적당한 거리를 두어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후세에 불교에서 다시 힌두교와 같은 의례 형식과 종교 지도자의 권력과 부의 축적은 막아내지 못한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힌두교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어서 아직 힌두교와 불교의 차이점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그리고 힌두교는 그렇게 많은 소를 희생으로 잡았는데, 언제부터 소를 신성한 가축으로 했는지 모르겠다. 힌두교에서 불교가 나왔지만 정작 인도에서는 불교는 힌두교에 흡수되었고, 유대교에서 기독교가 나왔지만 정말 유대인들은 기독교를 믿지 않는 현상이 흥미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