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은 사농공상의 위쪽 계급에 속한다. 하지만 귀족이라고는 말 할수 없다. 신분 계층에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일본 학자의 20세기 연구 결과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안동 권씨, 특히 충재 권벌의 자손인 유곡 권씨에 고문서에서 밝혀지는 내용을 바탕으로 하였다. 고문서의 내용이 자세하여 역대 집안의 경제 규모를 알 수 있으며, 한편으로 가계도를 잘 알 수 있다. 몇가지 정리하고자 한다.
1) 상속 제도
상속의 대상은 토지와 노동력이다. 노동력은 노비의 숫자를 말한다.
조선 전기는 균등 분할이였다. 즉 부모 입장에서는 아들과 딸(정확하게는 사위 이름으로) 모두에게 똑 같이 분할되는 제도였다. 그래서 여기에 나오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부모에게도 상속을 받지만, 처가에게도 상속을 받는다. 당연히 처가 재산이 많으면 (즉 강력한 권세의 처가를 만나면) 재산도 상속되고, 사회적 지위도 올라간다. 물론 격이 비슷한 집안끼리 결혼하는 제도이다.
조선 후기로 가면서 딸에게는 재산을 분할하지 않는다. 이 제도가 어느 시기에 나타났다가, 다음 시기에 또 균등 분할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혼재하다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타성인 사위를 배제하는 형태로 재산 분배가 이루어진다. 저자는 이 것을 경제적인 궁핍에 의한 재산의 보호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에는 조선 전기에는 유교가 일반 생활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후기에 급격하게 생활 전반에 보급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즉 타성에 대한 배제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고 싶다.
더 후기로 가면 장남에 대한 분배가 많아진다. 역시 제사를 모시는 장남에게 그에 합당하다고 느껴지는 재산 분배가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정리하면 "균등 분할 => 남자들에게만 분할 => 장자에게 더 많이 주는 분할" 로 변경되었다.
2) 경제
농업의 발전이 경제의 발전이다. 그래서 조선 초기의 "농사직설"과 같은 책들이 보급되고, 또 지식인(양반)에 의한 실험과 기술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농사직설"에서 직파법과 이양법에 대해서 나오는데, 조선 전기에 이양법을 금지했다는 것이 놀라왔다. 어쨌든 황무지는 개간되고 농업은 발전된다. 이때 양반의 모습은 목화 농사를 짓는 미국의 대농장이 연상된다. 즉 대농장주로서 많은 노비를 거느리고 직접 경영을 하는 모습이다. 후기의 놀고 먹는 양반과는 달리 직접 관리자로서의 모습이고, 생산의 대부분을 노비가 담당하는 것으로 나온다.
임진왜란 전란중의 기록인 "쇄미록"을 통하여 노비를 통한 경제 활동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노비도 개인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 후기에는 직접 대농장을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소작이라는 형태로 소작농이 농사를 주고 일정부분을 공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것이 전기의 노비의 경작에 비해서 훨씬 효율적이였을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조선 후기의 특징이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고 정체된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전기에는 대농장의 직접 경영 에서 후기의 소작농을 통한 경영으로 볼 수 있다.
3) 족보
이 책을 읽으면서 족보에 대해서 약간 더 넓게 보게 되었다. 조선 전기에서는 아들 딸 차별이 없는 족보로 나를 중심으로 한다면, 모계와 부계가 다 표시되고, 밑으로는 아들과 사위의 가계가 모두 나오는 형태이다.
조선 후기에는 양반의 숫자가 증가하게 된다. 유곡 권씨의 가계에서도 전기에 분재기에 나오지 않았던 가계가 조선 후기의 족보에 등장하게 된다.
4) 향안,향약
양반의 이너써클이며 폐쇄성을 보여준다. 즉 이주해온 양반은 주류 사회에 낄 수 없으며, 적어도 오랜 가계를 같이 이 지역에 있어야 써클 내부에 진입할 수 있다. 이들은 지방 관리를 견제할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향리를 감독할 수 있다. 그냥 명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강력한 집단임을 알 수 있다.
5) 마무리
이 책은 안동 권씨인 권벌(유곡 권씨) 집안의 고문서를 통하여, 조선시대의 양반에 대해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고문서를 통해 경제규모와 상속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으며, 추가 다른 문서를 통하여 전반적인 조선시대의 양반에 대해서 정리하고자 한다. 모든 시대의 모든 양반의 대해서 이야기할 수 없겠지만 전반적인 경북 북부의 양반 문화에 대해서는 정리할 수 있는 책이다.